아기돼지의 소망  Copyright © 아미(雅美) All Rights Reserved

 

그림을 전공하진 않았다.

학창시절 이루지 못해 항상 미련이 남아있던 그림

평범한 주부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이것저것 손으로 하는 취미생활을 즐기던 중

40이란 나이가 됐고 

느닷없이 '40된 기념으로 그림을 한 번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의 고민도 없이 지인이 다니고 있던 화실을 따라갔고

그 후로 내 인생에 그림이 들어왔다.

 

처음엔 콘테 초상화를 그렸었다.

그런데 우연히 접한 민화에 매료 되었고

그 때부터 밤이고 낮이고 틈나는 대로 민화만 그렸던거 같다.

 

그러던중 화실 선생님의 권유로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면 귀까지 빨개지는 내가

문화센터 강사를 시작하게 되고

화실을 오픈하고

나무에 민화를 그려 소품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받게 되고

그렇게 해서 민화 소품 제작이 시작되었다.

 

예로부터 민화는 집에 걸어 놓으면 여러가지 복을 불러들이고 나쁜 액운은 물리쳐 준다는 길상의 의미가 담겨 있는,

서민들의 소망이 담긴 그림이다.

길상이란 착하고 복되게 사는 것, 길이란 행복하고 선한 일이며 상이란 아름답고 기쁜 일의 징후다.

우리는 길상의 이미지를 통해 행복을 꿈꾸고 착하게 사는 일을 다짐했던 것이다.

민화는 단순히 아름다운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상징까지 중첩된 다원적 이미지라고 한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점점 내가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나 자신이 너무 싫었다.

책도 읽어 보고, 바느질, 뜨게질, 자수등 온갖 취미생활을 했지만

민화를 그리면서 많은 위안을 받고 평온함을 조금이라도 찾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민화라는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좋은 의미와 기운들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 선조들의 그림을 보고, 읽고, 그리면서 내가 위안을 받았듯

온갖 복 기원하는 길상의 의미와 기분 좋은 기운을 담은 나의 그림도 다른 사람에게 행운을 가져다주고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Posted by 아미(雅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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